-카오루의 방-

 

카오루

자~ 여기가 내 방이란다.

 

미사키

와~ 깔끔한 방이네.

관엽식물 같은 것도 있어서 엄청 어른스러운 느낌.

 

카오루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로구나.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있으렴.

 

미사키

보기에도 딱히 배치를 안 바꿔도 되지 않아?

난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데......

 

카오루

과연.

미사키가 그렇게 말한다면 좀 더 생각을 해보는 것으로 하지.

 

책은 저 책장에, TV 리모컨은 테이블 위에.

졸리면 소파든 침대든 마음껏 써도 좋단다.

 

미사키

아, 응. 

적당히 있을 테니까 괜찮아.

 

보자, 책장에는......

셰익스피어, 니체, 데카르트...... 여러 가지가 있네.

 

여기는 순수문학이랑 역사소설이네...... 장르가 다양하네~

엥? 잡학 서적 같은 것도 읽어?

 

카오루

추천하는 건 역시 셰익스피어란다.

그의 문장에는 시대를 넘어서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어.

 

미사키

하하, 셰익스피어는 아무래도 하루 만에

다 읽기는 힘들어서......

 

카오루

난 며칠이 걸려도 상관없단다.

말 상대가 생긴다면 대환영이니 말이야.

 

미사키

응? 저 책상 앞에는 사진이 붙어 있네?

 

카오루

그래, 이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기록이란다.

대체로 연극 무대 사진이지.

아까 말한 왕자역할은~...... 있군. 이거란다.

 

이건 절망에 늪에 빠진 왕자가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는 씬이란다.

 

이 씬에서는 객석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만......

......어떤 것 같니?

 

미사키

엥? 갑자기 어떤 거 같니? 라고 물어봐도......

 

아, 헬로해피 사진도 있네!

 

카오루

아아.

헬로해피에서 한 일도 내 지금까지의 걸음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

 

미사키

이건...... 첫 라이브 때 사진, 이려나?

그리고 이게 해피해피 섬이지?

아, 이거...... 놀이동산 퍼레이드 사진이네?

 

카오루

마치 어제의 일처럼 떠오르는 구나.

그 퍼레이드 때도 관객은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단다

 

비극을 연기해도 희극을 연기해도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것이 세타 카오루, 란다.

 

미사키

아~ 네네.

 

카오루

다만, 그 퍼레이드 사진.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지만

미사키가 찍혀있지 않은 게 아쉽단다.

 

미사키

(뭐~ 나도 미셸로서 제대로 찍혀있긴 하지만......)

 

......응?

여기 있는 건 카오루 씨가 중학생 때 사진?

 

카오루

그래, 이건 내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을 때의 사진이란다.

떠올려보면 이 순간에 내가 걸어야 할 길이 정해진 걸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나의 스타트 지점이란다.

 

미사키

스타트 지점.......인가.

나도 이런 식으로 했다면

부모님이랑 싸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

 

......앗, 미안! 나도 모르게 구시렁거렸어.

지금 건 못 들은 거로 해줘.

 

카오루

그렇지, 미사키는 마시고 싶은 게 있니?

뭔가 따뜻한 거라도 가지고 오마.

잠깐 기다려주지 않겠니?

 

미사키

고, 고마워......

 

후~

 

왠지 난 아무것도 묻지 않는 카오루 씨의 상냥함에

응석을 부리고 있네.

스스로도 엄청 싫은 느낌이 든다......

 

역시, 집에 돌아가는 게 좋을까......

집에서 연락이......

 

(컥...... 부재중 전화가 엄청나......)

 

......아.

하구미랑 카논 씨한테도 메세지가 왔었네......

 

「 미~군, 괜찮아? 」

「 미사키 짱, 집에 잘 돌아갔는지 걱정돼서 연락했어. 

 

......

 

(카오루 씨한테 응석 부리고 다른 모두한테 걱정을 끼치고......

나는 정말, 글렀어......)

 

역시 답장을 해야겠지......

보자......

 

카오루

미사키, 기다렸지.

커피를 타왔단다. 이걸로 몸 좀 데우렴.

 

미사키

저, 저기, 카오루 씨......

화내지 말고 들었으면 좋겠는데, 괜찮아?

 

카오루

화를 내? 내가?

 

미사키

지금 말이지, 하구미랑 카논 씨한테 연락이 와서

카오루 씨네 집에 있다고 답장을 했더니

거침없이 다들 여기로 오겠다고 해서......

 

카오루

오~ 그거 기쁜 소식이 아닌가.

난 대환영이란다.

 

미사키

게다가 어느새 다들 카오루 씨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하는데......

 

카오루

그건...... 덧없는 밤이 될 것 같구나

 

미사키

정말로? 코코로도 오는데?

 

카오루

우리 집에 누군가가 자러 오는게 얼마 만인지.

그걸 말씀드리면 분명 부모님도 기뻐하실 터.

 

미사키

도량도 넓으시네.

 

그렇게 되면 나도 역시 연락을 해둬야겠지......

 

그럼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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